수현은 매주 월요일 점심시간에 우체통을 열었다. 아파트 일 층 현관 옆, 이십사 개의 철제 우체통이 벌집처럼 붙어 있는 벽에서 이백일 호의 칸은 아래에서 두 번째 줄 왼쪽이었다. 열쇠는 이미 닳아서 구멍에 넣으면 반 바퀴쯤 헛돌다가 딸깍 하고 맞물렸다. 그 소리를 듣는 것이 월요일의 첫 번째 일과였다.
우체통 안에는 대부분 아무것도 없었다. 있어도 관리비 고지서나 피자 가게 전단이었다. 기다리는 편지가 있어서 열어 본 적은 오래전부터 없었다. 하지만 오래된 습관은 이유가 사라진 뒤에도 몸을 움직였다. 월요일 열두 시 오십 분이 되면 수현의 발은 저절로 현관으로 향했다.
처음에는 이유가 있었다. 삼 년 전 이맘때 수현에게는 편지를 주고받던 사람이 있었다. 이메일과 메신저가 흔한 시대에 일부러 종이에 손으로 쓴 편지를 보내자고 한 쪽은 상대였다. 한 달에 두 번, 월요일에 도착하도록 하자는 약속이었다. 이상하게도 그 약속은 일 년 가까이 지켜졌다.
편지가 멈춘 날
편지가 멈춘 것은 갑작스럽지 않았다. 아주 조금씩, 한 달에 두 번이던 것이 한 번이 되고, 두 달에 한 번이 되더니, 어느 월요일부터 아무것도 오지 않았다. 수현은 먼저 연락하지 않았다. 연락하면 이유를 듣게 될 것 같았고, 이유를 들으면 기다릴 수 없게 될 것 같았다. 그래서 기다리는 쪽을 택했다. 그 기다림이 습관이 되어 삼 년이 흘렀다.
그 삼 년 동안 수현의 서랍에는 보내지 않은 편지가 쌓여 갔다. 처음에는 답장이 늦는 이유를 묻는 짧은 글이었고, 다음에는 서운함을 눌러 쓴 긴 글이었고, 나중에는 아무것도 묻지 않고 그저 안부만 적은 글이 되었다. 어느 것도 우체통에 넣지 않았다. 부치는 순간 모든 것이 끝나 버릴 것 같았기 때문이다.
발신인 없는 봉투
그해 가을의 어느 월요일, 수현은 평소처럼 열쇠를 돌렸다. 딸깍 소리와 함께 문이…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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